글:이수연, 그림:이채연_ 2022, 한지에 분채, 38x74cm 마지막장: 65x138cm
202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지원 창작의 발표 선정작
일제 강점기,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글들을 기리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이 땅을 지키듯 서 있는 '나무'를 과거, 그리고 현재를 잇는 우리 겨레의 증인으로 표현하였다. 13점의 원화는 하나의 그림처럼 이어지게 그려졌고, 이는 과거의 문제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억해야 하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의도와 연대의 정신을 담고자 했다.
때는 일제 강점기. 마을의 당산나무 '수호'는 마을의 한 소녀를 사랑하고 지켜본다. 어느 날, 마을의 소년과 소녀들이 크럭에 실려 가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기다린다. 그러나 소년과 소녀들은 마을로 돌아오지 않고, 흉흉한 소문만이 들릴 뿐이다. 어느 날, 수호는 북녘에 있는 나무를 통해 소녀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조선의 소녀들이 무덤없이 차가운 흙바닥에 겹겹이 쌓여 죽어있다는 것이다. 땅을 잃은 분통, 지키지 못한 소녀들에 대한 미안함, 차갑게 누워있는 소녀들을 향한 슬픔.
소녀들의 넋을 기리는 마음으로 나무들은 서로의 뿌리를 마주잡고 노래를 부른다. 뿌리와 뿌리를 통해 삼천리 금수강산 모든 나무들의 간절한 마음은 기적을 일으키고, 나물들은 싹을 튀워 죽은 소녀들을 감싸 안아 작은 숲을 만들어 준다.